"특수학급’ 아니라 ‘통합학급’으로 가야"
통합교육 필요도 높으나 교사에 책임 떠넘기는 환경 '불만'
인센티브 부여·교사 연수 등으로 효과적 통합교육 이뤄야
교사와 학생 모두 장애학생 통합교육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실제로 통합교육 환경이 만족스럽지 못해 효과적인 교육이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9일 인권위에서 열린 학령기 장애학생 통합교육 현황 실태조사 연구 발표회에서 조사결과를 발표한 윤점룡 한국재활복지대학 교수(사회복지학)는 “연구결과 학교와 학부모 대다수가 우리나라 장애인 교육이 결국 통합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며 “제도적 변화를 통해 체계적 조직화와 상호협력적 관계 형성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교사 349명 중 55%가 장애학생에 대해 수용적 태도를 갖고 있었다. 또한 83.2%의 교사와 74.4%의 학부모가 “통합교육이 일반학생과 장애학생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답했으며, ‘일반학생들의 장애학생에 대한 인식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교사 38.3%, 학부모 39.3), ‘장애학생의 사회적응을 돕는다’(교사 28.3%, 학부모 19.5%), ‘평등과 기회균등의 정신을 구현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교사16.9%, 학부모 15.6%)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장애정도가 심한 아이들을 통합시킬 경우 비장애아이들의 인식에 역효과를 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장애가 심해 일반학교 교육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한다면 오히려 특수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통합교육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통합교육에 대한 필요도를 높게 인정하는데 비해, 통합교육 만족도는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교육을 경험한 학부모들은 ‘보통’ 57.1%, ‘불만족’ 24.4%, ‘매우 불만족’ 3.8%로 응답했으며, 90%에 달하는 교사들 역시 ‘보통 이하’로 평가했다.
윤 교수는 “장애아동의 안전사고 책임이 모두 담임교사에 전가되는 현실, 일상생활에서 교사와 장애학생이 관계를 맺기 어려운 점 등이 그 이유”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학교의 통합교육 계획 수립 및 실천’이 잘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30.3%가 ‘불만’이라고 답했으며 ‘매우 불만’도 12.8%나 됐다.
9일 열린 장애학생 통합교육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한 윤점룡 한국재활복지대 교수는 "장애학생 통합교육에 대한 필요도는 교사와 학부모 모두 높게 평가하고 있으나 교육 환경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해 문제"라며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목적에 입각한 교육실천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를 둘러싼 논의도 충분히 이뤄져야 하는 법. 그러나 교무회의 등 공식적 자리에서 장애학생 통합교육에 대한 논의가 얼마나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90%의 교사들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으며 교사들 사이에서 실제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절반 이상인 55.8%가 ‘논의하지 않는다’고 해, 교육 필요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인 통합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교수는 “통합학급 교사와 특수학급 교사 간 논의는 통합교육에 가장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건”이라며 특수교사의 역할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83.7%의 교사가 “특수교사와의 논의가 통합교육 운영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며, 52%의 교사들이 ‘특수교사는 교직원 및 학생들의 장애에 대한 인식 전환에 큰 역할을 한다’고 응답했다. 한편 교사들은 장애학생들이 일반학생과 통합을 이루는 중요 요소로 ‘장애학생들에 대한 일반 학생들의 인식과 태도’(46%)를 꼽아, 통합교육에 있어 특수교사 역할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증명되기도 했다.
윤 교수는 “심층면담이나 현장관찰 결과 많은 교사들이 열의와 긍정적 사고를 가지고 있으나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지를 몰라 고민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 교육을 위해서는 학교 내 동인과 통합교육을 지원할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이를 위해 ▲연간 통합교육 운영계획 수립 및 보고 의무화 ▲통합교육 업무 규정과 추진 부서 지정 ▲희망 교사나 특수교육 교사자격증 소지자를 통합학급 교사로 우선 배정 ▲통합교육 내실화를 위해 ‘통합교육 조정위원회’ 등 학교 내 결정기구 설치 등을 학교 운영위 측에 제안했다.
특수학급 교사의 역할정립 및 통합학급 교사의 책무성 강화도 강조됐다. 윤 교수는 적은 숫자와 낮은 연령, 제도적 신분보장이 이뤄지지 않아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위치에 놓인 특수학급 교사들의 현실을 지적하며 특수학급 교사의 역할 유지를 위한 체계적 분석을 통한 바람직한 위상 정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9일 열린 장애학생 통합교육 실태조사결과 발표회에는 통합교육에 관심있는 학부모, 교사들이 다수 참석해 보다 효과적 교육방안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다.
또한 통합학급 교사들에게는 장애학생을 부가적인 업무가 아닌 ‘우리 반 학생’으로 인식해 책임감을 더할 것을, 비장애학생과 장애학생의 부모들 모두에게는 ‘내 자녀의 학급은 특수학급이 아닌 통합학급’이라는 점을 기억하라고 주문했다. 일반 교사에 대한 다양한 연수프로그램 제공, 통합학급 교사에 대한 인센티브 개발 등도 개선방안으로 제시됐다.
윤 교수는 또 “통합교육 관련조항이 수록된 특수교육진흥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조항이 원래 취지와 발전에 크게 못미친다”며 ▲장애학생을 위한 교원연수 및 통합교육운영계획 수립 명시 ▲특수교육 교사 배치를 통한 다양한 통합교육 전달체계 마련 ▲교사양성과정에 특수교육 심화과정 설치 ▲특수교육교사의 일반교사 자격증 취득 ▲특수교육교사 전면 배치 ▲전국 187개인 특수교육지원센터 확장 및 실질적 운영 등이 보장되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전병운 공주대 교수(특수교육학)는 “통합교육의 근본적 문제점은 일반교사, 비장애아동, 관리자, 학부모, 지역사회에서 장애아동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라며 "관리자들과 일반교사, 일반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애이해교육을 통한 통합교육 책무성이 강조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장학지침에 따라 학교 운영이 달라지므로 장학에 통합교육 내용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